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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아 교육권 관심, 20년간 이어온 꿈사랑학교

현 위탁교육 시스템은 ‘유급’방지에 초점이 맞춰진 수 

완치의 궁극적 의미는 “학교와 사회로 정상 복귀” 

교육청이 위탁한 원격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들었으나, 학생이 배운 내용과 다른,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업 내용으로 평가에 응시해야 한다면 과연 올바른 평가일까?

더욱이 아픔을 견디며 병원에서 치료받는 학생들이고, 법으로 건강장애학생으로 정하여 보호받아야 할 학생이며, 물리적으로 소속학교에 다닐 수 없는 학생인데, 소속학교에 와서 평가 받으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건강장애학생들의 처지가 이렇다. 건강장애학생이란, 소아암이나 희귀 난치성 질환 등 3개월 이상의 입원이나 통원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앓고 있어, 학교생활 및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질병과 치료로 학교에 매일 등교할 수 없어 유급에 처하게 되는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병원학교, 원격교육 등의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이 중에서도 원격교육은 화상으로 수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원격교육 시스템을 지닌 기관에 위탁하여 환아들의 교육권을 보장한다. 하지만 진급을 위한 필요 수업일수를 채워서 유급만 면하도록 하는 것에 머물러 있는 현재의 시스템은, 교육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원격교육을 듣는 학생 학부모들의 목소리다. 이러한 목소리의 큰 원인 중 하나로 앞서 밝힌 학생들의 평가 문제가 있다. 원격교육기관에서는 원격교육 시스템으로 수업만 진행하고, 건강장애학생들의 평가는 소속학교에서 받게 된다.

꿈사랑학교의 안병익 교장은 “학생들이 배우는 실제 내용과 평가받는 내용이 다르다. 학생들은 치료를 받으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소속학교 학생과 같은 내용으로 평가를 받게 되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더불어하나회는 1990년 백혈병어린이 후원회 창립으로 시작했다. 백혈병 환아들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병원 방문과 헌혈 캠페인을 이어가다 2004년 꿈사랑학교를 설립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강장애학생에 교육 지원을 시작했다. 2006년 교육부로부터 요청을 받아 정식 위탁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고, 현재는 경기, 강원, 충북, 대전, 대구, 경북, 경남, 부산, 울산, 광주, 전북, 전남, 제주 13개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상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은 더불어하나회 회장이자, 꿈사랑학교의 교장으로 있는 안병익 교장과의 인터뷰다.

 

Q1. 더불어 하나회는 왜 꿈사랑학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

1990년부터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활동을 했다. 소아암은 3년 이상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 진급을 위한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 유급되거나 심지어 자퇴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것 없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공부를 하고 미래를 꿈꾸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왜 학교를 떠나야만 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당시, 교육부 담당자에 물었을 때, 3년이든 5년이든 치료를 마치고 다시 학교에 다니면 된다고 안내를 받았다. 치료 과정 속에서도 공부를 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도록 무엇이든 해보고자 2003년에 국정감사를 통해 전국 주요 병원에 병원학교 확대를 요구했다. 2004년에는 아이들이 병원과 집에서도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샘솟는 배움터'를 만들었고, 경남대학교 사범대생 20명, 부산교육대학생 10명과 학생 92명이 화상 회의용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당시 좋지 못한 인터넷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해주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했다. 2006년부터는 아픈 아이들의 교육을 맡아 달라는 교육부의 요청으로 정식 위탁교육을 시작하고, 2007년 서울교육청의 꿀맛무지개교실과 2018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스쿨포유가 건강장애학생 대상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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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소속학교 성적에 반영이 안되지만, 꿈사랑학교는 자체적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있다. 이유가 있나?

학생들이 소속학교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소속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이 꿈사랑학교에서도 이루어질 필요가 있기에 교과 수업은 물론이고 자율활동, 진로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과 같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꿈사랑학교 학업성취도평가 또한 학생들이 꿈사랑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성취도를 확인함으로써 학업의 외적 동기를 마련하고, 소속학교로 복귀 전 평가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또한, 꿈사랑학교 교사들도 이를 활용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방학 중엔 학생들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학년 별로 배워야 하는 주요 내용들을 담은 수업을 제작해서 제공하기도 한다. 학습적인 부분 외에도 문예창작대회, 여름 수련회, 연말 온라인 축제 등 여러 활동을 진행하며, 소속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처럼 꿈사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가능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활동들을 마련하고 있다.

Q3. 꿈사랑학교는 건강장애학생의 교육을 위탁하는 세 기관 중 유일하게 ‘비교과 생기부’를 소속학교에 제공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별히 이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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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들이 바람이 치료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병은 나을 것이고 학교와 사회로 나가 꿈을 펼쳐 낼 것이다. 이 기록들은 향후 아이들이 치료 과정을 훌륭하게 이겨 낸 자신 스스로를 응원하며 살아가는 데에 보탬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이 온갖 어려움 속에 만들어 내는 학습 활동을 잘 기록하려 한다. 교육청 관계자들을 설득해서,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록하여 소속학교 교사에게 전달하게 되었다. 여기에 대한 소속학교 교사들도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원격교육기관에서 학생부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아이들의 소속학교 학교생활기록부는 공란이 된다.
 

Q4. 건강장애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하기 전에 꿈사랑학교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여러 치료 등의 후유증으로 인한 학업적 · 신체적 문제, 오랜 치료로 인한 정서적 문제가 생기고 있어 꿈사랑학교에서는 모든 학생과 학부모와의 월 1회 이상 정기적 상담을 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 등의 큰 치료로 힘든 학생들에게 롤링페이퍼를 전달하고, 병원을 방문하여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소속교사에게 학생의 건강정보, 학습 정보, 학교에서 협력해야 할 사항들을 논의하여 정보를 전달한다. 원적학교로 복귀한 학생들이 적응하는 데에 담당 교사가 알맞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전문 상담교사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Q5. 소아암 · 희귀난치성 학생들이 학습을 하는 데에 건강에 문제가 없나?

병이 완치되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하거나, 병행할 때 의료진의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 과거 4~5년간 몇차례 삼성중공업에서 기부를 받아 상담사를 채용해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운영했었다. 기부금을 많이 모금해서 학교 전문 의사 또는 간호사, 상담사, 사회복지사를 채용하여 모든 학생의 학교 복귀 과정에서 상담을 받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6. 마지막으로, 건강장애학생에 관해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들의 생존율(5년 상대 생존율 87%-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 2023년 발표)도 높아져가는 현재, 아이들이 학교와 사회로 복귀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는 꾸준히 변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요구도 항상 생긴다. 이런 요구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아직 건강장애학생을 위한 제도적 교육 환경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성과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사회와 국가에 그 역할을 요구하고, 스스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은 오직 비영리 활동을 하는 기관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고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한국가이드스타 청년 공익 기자단인 '채리티 에디터 양성 과정'참가자의 취재 기사입니다.
채리티 에디터 6기 강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