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며 병실을 떠나지 못했던 아이들이 남해의 푸른 바다로 나들이를 나섰다. (사)더불어하나회가 위탁운영하는 ‘꿈사랑사이버학교’ 학생과 학부모. 후원자 등 200여명은 2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통영 청소년수련관에서 하계수련회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꿈사랑사이버학교는 백혈병소아암. 근육병 등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들이 장기간의 치료로 인한 수업공백을 메워주기 위해 교육부의 위탁을 받아 실시간 화상수업을 진행하는 곳으로 경남도 등 전국 9개 시·도에서 초·중·고교생 2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경남도교육청이 주최한 이번 하계수련회에는 전국에서 초·중·고교생이 모여들었고. 학부모와 후원자 등이 함께 참가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첫날인 20일에는 같은 병원에 있었던 학생들을 같은 방에 배정해 입소식을 가진 후 통영의 전통공예인 나전칠기공예 체험활동을 가졌다.







둘째날인 21일 오전에 열린 학예발표회에서는 과학·수학 체험활동과 국어·영어 역할극 등 학생들이 그동안 준비한 솜씨를 뽐낸데 이어 장기자랑 시간을 통해 모처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오후에는 바다로 나가 바나나보트와 플라이피쉬를 타고 바다 래프팅을 하는 등 해양훈련이 계획돼 있으며 이후에는 수련관으로 돌아와 레크리에이션과 캠프파이어로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래게 된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진희(가명·7)양은 몇 번이나 위험한 고비를 넘겨 수련회 전날까지도 참가가 불투명했지만 밥도 잘 먹는 등 수련회 참가를 강력히 희망해 결국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수련회장을 찾았다.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김진수(가명·14)군은 “걷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몸은 아프지만 시험을 잘 치면 수련회에 데려간다는 말에 열심히 공부했다”며 “돌아가면 수련회에 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더불어하나회 한소희 과장은 “나전칠기 체험에서 아이들이 ‘건강’이라는 문구를 새기는 걸 보고 가슴이 찡해졌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지 못한 아이들이 내년에는 꼭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상호기자 cha83@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