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꿈사랑학교' 졸업식 열려  

"지루할 것 같았던 투병 생활에 활기를 준 고마운 곳"(중3, 송민재)

"내가 아파서 아무도 만나지 못할 때 '명준아'하고 불러준 친구"(초2, 옥명준)

사단법인 더불어하나회 부설 '꿈사랑학교' 수료생들이 지난 일년간 느낀 학교에 대한 인상이다.

29일 오전 부산 동래구 온천초등학교 강당. 백혈병과 소아암, 재생불량성빈혈 등을 앓고 있는 초중고교생과 학부모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꿈사랑학교 졸업식(수료식)이 열렸다.

이들은 부산 경남 경북 대구 울산 전남 전북 광주 제주 등 9개 시도에서 온 환우들. 지난해 부산지역 149명을 포함해 총 823명이 수료했고 이 중 288명(초등과정 42명, 중학과정 117명, 고교과정 129명)이 졸업했다. 수료생 중 254명은 건강을 회복해 원적 학교에 복귀했지만, 27명은 병세가 악화돼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꿈사랑학교는 사이버학교여서 초등학교 강당을 빌려 졸업식을 마련했다. 이 학교는 장기간 치료를 받거나 2차 감염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친 청소년이 병원과 집에서 사이버 강의를 듣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휠체어에 의지하거나 부모 손을 꼭 잡은 졸업생 모습은 여느 졸업식장과는 달랐지만 설렘과 아쉬움의 마음은 같았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배움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고 무사히 한 학년을 마친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수료식에서는 지난해 진행된 제9회 꿈사랑학교 문예창작대회 시상식도 열렸다. '보야와 함께 배우는 생물 탐구'란 만화책을 출품해 대상을 받은 백유진(초4) 양을 비롯해 부문별, 학년별로 29명이 상을 받았다. 10여 명은 상급학교 진학 기념 장학금도 받았다.

이날 졸업생 대표로 나온 이가을(18) 양은 "백혈병을 앓으면서도 3년 동안 꿈사랑학교에서 공부한 덕분에 전문대 보건행정학과에 합격했다. 병으로 건강은 잃었지만 좋은 선생님과 친구를 만나게 됐다"며 "후배들에게 지금 옆에 있는 가족이 제일 소중하다는 걸 잊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2006년 교육부의 위탁교육기관으로 등록된 꿈사랑학교는 2014년 1월 부산으로 이전해 9개 시도 교육청 산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규과정을 가르쳤다. 하지만 지도교육청이 경남교육청으로 변동됨에 따라 다음 달 창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들은 꿈사랑학교 24명의 교사와 4명의 행정 직원이 운영하는 실시간 질의응답이 가능한 화상 시스템을 통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과목을 가정과 병원에서 수강하고 있다. 치료 중인 학생의 유급을 방지하고 학령기에 맞는 정상 학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사이버학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 달에 두 번 지역별 간담회와 체험 학습을 한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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